드디어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자신이 꿈꾸던 영웅과 함께 경기를 하게 된 19살 호주 소년.
라파엘 나달의 말을 빌자면 ‘fantastic player’와 ‘young player’의 만남.

호주오픈 본선 이래 최대 이슈 경기!

바로 1월 22일 저녁 7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와 호주의 버나드 토믹의 경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어제부터 호주의 모든 언론은 이 두 선수의 경기를 프리뷰하며 벌써부터 축제분위기입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일요일. 어제는 주말을 이용해 5만 2천272명이 멜버른 파크를 다녀갔고, 이것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00명 이상이 늘어난 수치라고 하니, 호주오픈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느낄 수 있겠죠? 특히 지난 토믹의 경기는 평균 1천 300여명의 관중이 봤으니, 오늘 이 빅 매치에 쏠릴 관심은 말하지 않아도 알 듯 합니다.

먼저 이 두 선수.
로저 페더러는 올해 30살. 현재 세계랭킹 3위로 호주오픈에서 4번의 우승 경력이 있습니다. 2004년, 2006년, 2007년과 2010년인데요. 하드코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페더러는 호주 선수를 상대로 20번 중 19번을 이길 만큼 우위에 있습니다. 유일하게 한 번 진 것은 2010년 바로 호주의 휴이트와의 경기였고요.

토믹은 작년에는 와일드카드를 받고 참가했는데, 올해는 본선 4라운드까지 진출하면서 자신의 호주오픈 성적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선 4라운드에 진출한 선수 중 유일한 10대이기도 한 토믹은 2011년 톱100위 안에 랭크 된 가장 어린 선수이기도 했죠. 42위로 2011년을 마친 코믹은 윔블던과 도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밑바탕이 되어 37위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1976년 마크 에드몬슨 이후, 첫 번째 자국 출신 우승자를 기다리는 호주 사람들. 오늘따라 토믹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 보입니다.

오늘 페더러와 토믹의 경기에 대해 경기 전부터 많은 분석들이 오갔습니다.

아무래도 호주 언론의 보도가 대부분이다 보니, 자국 선수인 토믹을 위한 기사들이 당연히 많겠죠? 먼저 호주 복식 선수 출신인 알란 스톤은 서브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첫 서브뿐만 아니라 두 번째 서브가 효율적으로 터지지 않으면 아마도 경기는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죠.

또 호주 테니스 선수이자 코치인 토니는 로저 페더러가 하는 것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유동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는데요.

자, 과연 토믹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로저 페더러가 ‘황제이자 영웅’의 면모를 노련하게 보여줄까요.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호주의 확실한 기대주로 자리메김한 버나드 토믹

1세트, 초반에는 두 선수 모두가 팽팽하게 균형을 맞춰갑니다. 2011년 데이비스컵 에서 만나 페더라가 한 차례 이긴 바 있죠. 1세트 초반, 재미있는 수치를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이 토믹은 78%, 페더러는 100%를 기록하더군요. 역시 페더러입니다. 1세트는 6대4로 페더러가 앞서갑니다.

2세트, 4대1로 페더러가 앞서가는 상황, 하지만 토믹의 깊숙한 샷을 페더러가 넘기지 못하면서 페더러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하는 토믹, 4대2를 만듭니다. 하지만 토믹의 언포스드 에러가 늘고 페더러에 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쓰는 양상을 보이며 2세트를 6대2로 내주고 말았습니다. 유난히 이번 경기에서 토믹은 더 공격이면서, 눈에 띄게 슬라이스를 많이 사용하는 모습이었는데요. 페더러는 이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매번 적절하게 대응해 나갔습니다.

1, 2세트를 각각 35분, 38분만에 끝낸 페더러.
3세트에도 묵묵히 표정의 변화 없이 경기를 이끌어나갔는데요. 3세트는 첫 번째 토믹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하며 산뜻하게 시작했습니다. 특히 페더러의 포핸드와 백핸드뿐 아니라 드롭샷, 그리고 상대방을 코트 반대편 구석으로 몰아넣으며 다양한 역동작을 유도하는 전략도 잘 통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한 백핸드 발리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죠. 마지막 페더러의 매치포인트, 역시 가뿐하게 왼쪽 코트를 가뿐하게 공략하며 6대4, 6대2, 6대2로 1시간 44분만에 경기를 끝냈습니다.

 페더러의 팬들도 많았지만,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호주 응원단들의 열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Let’s go,Tomic, let’s go’를 외치며 박수를 치는 호주 응원단들로 로드 레이버 아리나는 더욱 후끈 달아올랐는데요. 또 페더러가 토믹은 앞으로 더 멋지고 훌륭한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이야기까지 덧붙이자 모두가 하나가 되어 두 선수의 최선을 다한 모습에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오늘 최고의 빅 매치로 꼽힌 페더라와 토믹의 경기. 황제와 떠오르는 신성의 대결은 노련한 페더러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들. 그래서인지 매일 여러분들께 소식을 전하는 저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기쁘게 함께 하시길 바라며 저는 더 생생한 소식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