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주오픈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조코비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호주오픈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가 오늘 프랑스의 니콜라 마위 선수와 본선 3라운드에서 만났습니다.

조코비치가 상대전적 1승으로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조코비치가 지금까지 상대했던 선수 중 가장 낮은 랭킹 상대가 바로 오늘 함께 뛰는 마위입니다(현재 랭킹 81위).

먼저 조코비치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는 유명한 선수죠? 2011년, 한 해에 3개의 그랜드슬램을 차지한 6번째 선수가 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조코비치! 호주오픈 본선 1, 2회전에서도 모두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가뿐하게 상대방을 제압했습니다.

그렇다면 상대인 프랑스의 마위 선수도 궁금 하시죠?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이 이야기를 들으면 ‘아! 그 선수!’ 하실 겁니다. 2010년 윔블던 대회, 존 이스너와 11시간 5분이라는 테니스 사상 최장시간 마라톤 매치를 벌였던 선수가 바로 마위 이거든요. 183게임을 치러낸 주인공!

이번 호주오픈에서 만약 조코비치를 꺾고 4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랜드슬램에서는 처음으로 최고의 성적을 내게 되는 것인데요. 조코비치보다 랭킹은 낮지만, 작년에도 예선에서부터 시작해 본선 2라운드까지 올라오며 차근차근 자신의 랭킹포인트를 쌓고 있는 선수입니다.

이번 호주오픈에는 6명의 프랑스 선수들이 본선 3라운드에 안착했는데, 마위도 그 중 한 명이고 작년 8월 아들이 태어나면서 3라운드에 진출한 6명의 아빠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 그럼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빅 경기 속으로 함께 가 보실까요?

멜버른 현지 시각 2시 7분부터 조코비치의 서비스 게임으로 경기는 시작했습니다.

190km의 강력한 서브로 첫 포인트를 챙긴 조코비치, 상대방은 조코비치의 역모션에 당하며 경기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고, 조코비치는 마위의 첫 서비스 게임까지 브레이크 하며 2대0으로 앞서갑니다. 결국 조코비치는 24분만에 6대0 베이글 스코어로 1세트를 가볍게 가져갔습니다.

2세트, 마위는 포기하지 않고, 조코비치의 빈틈을 노렸는데요. 2세트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지켜내면서 1대1을 만들었고, 많은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2세트 세 번째 경기 중간에 볼키즈가 공을 조코비치에게 제대로 전달해 주지 않는 실수를 했는데요. 조코비치는 웃으면서 여유 있는 모습으로 볼키즈를 다독이며 경기를 편안하게 이끌어갔습니다.

 

현지 캐스터도 코트에서 조코비치는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안정되어 보이고,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한다며 칭찬을 많이 하더라고요. 1세트를 분석해보면 첫 번째 서비스 성공률은 마위가 60%로, 58%인 조코비치를 앞섰는데요.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면서 4번째 게임에도 마후의 끈질긴 추격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포인트가 챌린저 확인결과 ‘in’으로 판정되면서 4대1로 둘의 차이는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6대1, 2세트는 29분만에 조코비치의 몫이 됐습니다.

3세트, 옷을 갈아입고 나온 조코비치는 한층 더 가벼워 보였습니다. 

마위도 4대0, 40:30 상황에서 하이 발리를 성공하면서 4:1로 맹추격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조코비치는 21분만에 6대 1로 경기를 마쳤는데요.

나달과 페더러의 본선 3라운드 경기와 비교했을 때 가장 빠르고, 여유 있게 4라운드 진출을 결정짓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위는 무릎에 테이핑을 한 채로 경기를 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계 랭킹 1위와의 경기를 최대한 즐기려고 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늘 경기는 전반적으로 조코비치가 묵직한 백핸드를 구사하고, 넓은 코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압도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반면에 마후는 언포스드 에러가 점점 늘어나면서 역전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승리 후 경기장에서 이루어진 조코비치의 인터뷰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먼저 진행자가 경기 후에 어떤 일을 할 것이냐 질문을 했는데요, 먼저 좀 씻거나, 코치와 휴식을 취하거나 하겠다고 하자, 저 멀리 관중석에서 샤워하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고, 여러 가지 질문이 이어집니다.

호주오픈에서만 가능한 상황이죠? 조코비치는 당황하지 않고, 관중들의 질문을 다시 물어보기도 하는 여유를 보이며, 지금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기 때문에 아주 길게 샤워를 하겠다는 재치 있는 대답을 하더군요.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본선 4라운드에 올라간 노박 조코비치. 이제 정말 진검 승부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내일도 재미있는 경기 소식으로 찾아올게요.
지금까지 멜버른 파크에서 윤채우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