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월 21일은 호주오픈 본선 6일째 날입니다.
현재 멜버른은 28도. 어제부터 강한 바람이 계속 불면서 약간 쌀쌀한 편입니다.
오늘은 제가 멜버른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 짤막한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호주오픈을 중계하는 방송사는 정말 많습니다 생방송뿐만 아니라 늦은 새벽에는 재방송에, 하이라이트 방송까지 하죠. 7 NETWORK AUSTRALIA, FOX SPORTS, WORLD FEED, ESPN 등이 바로 주요 방송사인데요. 그 중에서도 7 NETWORK(채널 7)가 주축이 되어 호주오픈과 관련한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긴 프로그램이 아니라 광고 뒤에 짧게 붙어 2~3분 정도 방송되는 ‘The open drive’라는 짧은 스팟 인데요.

호주오픈 공식 후원 차량이 기아(KIA)인 것은 다들 알고 계시죠?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선수를 태워 경기장까지 이동하면서 질문을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케이블 채널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기도 합니다.

차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운전석 뒤쪽에 작은 모니터를 설치해 질문을 보여주면 선수들은 그 화면을 보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데요. 공식 인터뷰가 아니기 때문에 진솔한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질문도 신선합니다.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 자신이 모델을 하고 있는 속옷 광고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코트에서 경기하면서 들었던 가장 웃겼던 이야기는?’, ‘복식파트너를 고를 수 있다면 누구를 고를지?’ 등등 입니다.

특히 남자 선수들에게는 ‘Blond or Brunette(금발의 여성이 좋은지 아니면 흑갈색 머리의 여성이 좋은지?’에 대해 짓궂게 물어봅니다.

호주의 더크워스는 어린 나이답게 쑥스러워하며 자신이 금발 여자친구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다른 것을 고르겠다고 과거를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제가 재미있게 본 것은 나달과 클리스터스편이었습니다.

 

먼저 나달은 ‘테니스를 안 했으면?’이라는 질문에 축구선수를 했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고요. 자신을 다섯 글자로 어떻게 표현해 달라는 요청에 ‘sporty person’이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운동에 대한 사랑이 많이 묻어나는 대답들이 대다수였어요.

한편, 킴 클리스터스는 남편과 뒷자리에 손을 꼭 잡고 앉았습니다. 그 장면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엄마가 되어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깊은 사랑을 배울 수 있다고 하더군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따뜻하고 자신에게 큰 의미를 주는 그런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역시 가족의 사랑이 그녀에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는 거겠죠? 실제로 아이를 포함한 그의 가족은 호주오픈이 열리는 기간 내내 그녀가 연습할 때나 경기가 있을 때,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치 있는 대답도 계속했는데요. 오늘 코트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라켓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는 농담도 던졌습니다. 이 대답 이후에 “농담이고, 코치와 연습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잘 점검하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코트에서의 긴장된 모습과는 달리 일상 생활에서의 편한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큰 호응이 받고 있습니다. 역시 솔직한 선수들, 참 매력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