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테니스의 영웅 휴이트가 돌아왔다.

휴이트는 2000년대 초 중반까지 호주테니스를 이끌었던 톱플레이어로 세계랭킹 1위를 독차지하며 세계테니스를 호령했던 선수이다.

좀처럼 꺾이지 않을 듯 보였던 기세는 페더러와 나달이 등장하면서 주춤하기 시작했고, 결혼과 부상 등으로 경기결장이 잦아지고 또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겹쳐지면서 급격한 추락을 하기 시작했다.

이번 호주오픈 시작 전 랭킹이 181위로 휴이트로서는 참담한 랭킹까지 떨어져 호주오픈에 참가할 자격조차 없었다. 결국 호주의 배려로 그는 와일드카드로 참가를 하는 신세를 맞았다.

비록 와일드카드로 출전을 하였으나 예전의 관록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1라운드부터 어렵게 출발하여 2라운드, 3라운드 내리 시드선수를 격파하고 4라운드에 진출을 해 일단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비록 16강에서 이번 대회 우승자 조코비치를 만나 석패를 하였으나 1, 2세트를 아쉽게 내주고도 3세트를 가져오는 저력을 보이며 분전했다.

16강에서 조코비치를 만나지 않았다면 8강 진출도 노려볼만한 기세였다.

서브엔 발리가 대세이던 윔블던에서 스트로크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스스로 본인의 세상을 열었던 휴이트는 한동안 세계 테니스를 휩쓸면서 최고의 주가를 달렸다.

휴이트의 하락세가 호주테니스의 하락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최근의 호주테니스는 휴이트가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휴이트는 동시대의 페더러등이 아직 건재하다고 봤을 때 다소 빠르게 무너진 감이 없지 않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1위를 달려온 저력과 수많은 타이들을 보유하며 코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테니스는 체력의 경기이다. 그렇기에 테니스에서만큼은 유독 그 어떤 스포츠보다 나이가 중요하다. 테니스 선수의 수명이 타 스포츠에 비해서 월등히 낮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록과 노련함으로 휴이트는 제 2의 전성기를 달리려 하고 있다.

동갑내기인 페더러가 아직도 세계 최정상에 있다는 점도 휴이트의 앞을 조금은 밝게 해주는 대목이다.

2012년 호주오픈에서 호주선수가 우승을 하지는 않았지만 호주팬들은 많은 것을 얻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뉴스타’ 토믹과 ‘올드스타’ 휴이트의 약진이 바로 그것이다. 토믹이 앞에서 호주 테니스를 이끌고 휴이트가 관록으로 뒤에 버텨준다면 호주테니스는 다시 예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