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게임포인트 순간 여러분의 세컨 서브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나요?

게임을 결정하는 포인트라고 하면 아마 확률은 50%이하 일 것으로 추측해 본다. 실제로 체크하지 않아 그 확률을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심적 부담감은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하나의 키워드임에 틀림 없다.

이번 2012 호주오픈에서도 이 멘탈적인 측면에서 승부가 갈리는 것을 경기에서 여러 번 보게 된다.

사전전 의미로 Mental은 정신적, 심적, 마음의 작용 등으로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정의를 하자면 마음의 컨트롤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광의적으로 해석을 하면 정신력, 정신무장, 마음먹기, 불굴의 정신력(투지) 등으로 달리 표현할 수가 있겠지만, 이 마음이 승부 처에서 얼마나 많은 작용을 하는지 그 결과를 보면 쉽게 이해 할 수가 있다.

2012년 호주오픈에서 순간의 정신 집중력이 승패를 가르는 몇 경기를 들어 보고자 한다.

<노박 조코비치 & 라파엘 나달의 남자 결승전>

게임은 거의 6시간에 걸친 혈전이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순간의 고비를 누가 슬기롭게 이겨냈느냐가 결국 승패를 갈랐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순간의 집중력이 중요한 경기변수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 5세트 4-2 나달의 서비스, 30:15까지 리드를 하고 있는 유리한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드롭샷이 나왔는데, 이때 마음이 조급했던 나달의 다운더라인 쉬운 공격이 아웃 되면서 게임은 역전 분위기로 상황이 바뀌게 된다. 아웃을 믿지 못하였는지 나달이 호크아이를 신청하였으나 결과는 아웃 이었다.

4-2 유리한 상황에서 나달이 해당 게임을 가져왔다면 5-2의 상황이 되어 천하의 조코비치도 아마 따라갈 여력이 부족 했을 것이다.

나달은 호주오픈 트로피를 들어올릴 아주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고, 조코비치는 반전의 기회로 잡은 것이다. 바로 순간의 정신집중력이 전체 게임 흐름을 바꾸어 놓는 것이다.

5세트 4-4인 상황에서도 31번의 랠리로 조코비치의 체력은 완전히 바닥이 나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되었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결국 조코비치는 해당게임을 내주며 4-5의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조코비치는 절대 포기를 하지 않는 무서운 정신력으로 내리 3게임을 따내면서 7-5 대역전극으로 호주오픈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이때 조코비치가 체력소진을 이유로 게임을 포기했다면 호주오픈의 주인공은 나달로 넘어 갔을 것이다.

 

<라파엘 나달 & 로저 페더러의 남자 준결승전>

2-1 나달의 게임리드 상황이었지만, 4세트 듀스에서 페더러의 브레이크 포인트 상황으로 한 포인트만 더 얻으면 해당게임을 브레이크 시킬 아주 좋은 기회였다.

페더러의 포핸드 샷이 나달의 엄청난 수비에 의해 로빙 찬스가 왔지만 페더러의 안이한 공격범실로 다시 듀스가 되면서 결국 페더러가 무릎을 꿇는 상황이 벌어진다.

바로 그 순간 브레이크 찬스를 날려 분위기는 나달 쪽으로 기울게 되는 상황이 연출 된다. 만약 페더러가 게임을 가져왔다고 해도 전체게임을 이긴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게임시작 후 4시간도 채 안된 상태로 페더러의 체력이 좋은 상황인 점을 볼 때 최종 결과는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상대가 라파엘 나달이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그 쉬운 볼을 결코 실수할 페더러가 아니었다.

그만큼 라파엘 나달과의 경기는 처음부터 심적 부담감을 안고 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킴 클리스터스 & 중국의 리나 여자 16강전>

리나는 1세트를 6-4로 이기로 2세트 타이브레이크 5-2상황에서 두 점만 더 얻으면 게임을 승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이때부터 계속 되는 공격범실, 리나의 약점이 그대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마인드 컨트롤이 잘 되지 않은 것이다. 충분히 경기력은 클리스터스를 이길 수 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16강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리나의 앞으로의 과제는 경기력보다는 멘탈 강화에 좀더 많은 훈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순간의 마인드 컨트롤만 잘 조절 한다면 앞으로 역대 아시아 최고 선수 자리에 오를 것이라 조심스럽게 점쳐 본다.

 

<브라이언 형제 & 린스테드, 테카우 복식조 4강>

1-1 게임상황 마지막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린스테드-테카우 조의 5-2 리드 상황으로 단 2점만 더 얻으면 천하의 복식 챔피언이 무릎을 꿇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복식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켜온 브라이언 형제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에 패배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 이었다.

하지만 복식전문 세계랭킹 1위이며, 호주오픈 5회 우승, 그랜드슬램 대회 11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이언 형제의 관록에는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내리 5점을 따내며 7-5로 역전을 하면서 결승에 진출하는 브라이언 형제! 그들의 12번째 그랜드 스램 달성은 실패를 했지만 위기에서 벗어나는 순간의 집중력은 호주오픈에서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이처럼 테니스는 정신력이 그만큼 중요한 변수라고 볼 수가 있다. 특히 타 운동에 비하여 정신적으로 날카로워 질 수 있는 게임의 생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서비스 및 게임을 할 때에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한 상태를 유지해 달라는 엄파이어의 플리이즈, 땡큐 등의 단어가 자주 나오는 이유 이기도 하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대한민국! 예로부터 명상을 즐겨왔고, 성철스님 같은 세계적인 명상가를 다수 배출하고, 젓가락으로 좁쌀만한 콩을 자유자재로 들어올리는 섬세함과 집중력을 가진 나라!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우리 후손들에는 분명 멘탈적으로 강인한 정신력이 내재해 있을 것이다.

대한의 테니스도 이제는 세계무대로 나갈 때가 온 것 같다. 흑룡의 욱일승천의 기세로 2012년에는 그랜드슬램 대회에 당당히 대한민국 선수들의 이름을 많이 올리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