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시드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와 4번시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격돌하는 2012년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은 꽤나 시끄러울 전망이다.

 

승자는 '이번에도' 그랜드슬램 우승에 실패한 현재 1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를 제치고 여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아자렌카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생애 최초로 1위에 오르게 되며 샤라포바가 승리한다면 2008년 6월 이후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에 등극한다.

 

하지만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은 오직 아자렌카와 샤라포바의 괴성 대결에 모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 중 시드니 모닝헤럴드는 '괴성 여왕들이 결승에 진출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번 대회에서 괴성으로 비판을 받아온 두 선수가 시끄러운 결승전을 벌이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미 이전부터 경기 도중 내는 기합 소리로 유명했던 두 선수는 이번 호주오픈에서도 괴성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샤라포바는 자비네 리지키(독일)와의 16강에서 무려 96.9데시벨(㏈)의 소음을 일으켰으며 아자렌카는 최고 91.4데시벨을 기록하는 등 두 선수가 1, 2위 기록을 세웠다.

 

보통 100데시벨은 항공기가 이착륙시 발생되는 소음이며 95데시벨은 전기톱을 사용할 때 발생된다고 한다. 90데시벨은 콘크리트를 부수는 착암기를 작동할 때 나는 소음이다.

 

8강에서 아자렌카에게 역전패한 아그니에쉬카 라드반스카(폴란드)는 "아자렌카가 내는 소리는 그나마 견딜 만 하지만 샤라포바의 괴성은 짜증이 날 정도다"라고 두 선수의 괴성을 한꺼번에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괴성의 주인공들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샤라포바는 8강 직후 인터뷰에서 "내 경기 방식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결승에 진출한 이후에도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말로 괴성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아자렌카 역시 준결승에서 승리한 후 "몸이 무거웠지만 경기에서 이긴 후 피로가 날아가 버렸다. 경기에 집중한 것이 승리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경기에 집중한다는 것이 괴성을 더 크게 지르겠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패한 선수가 상대방의 괴성 때문에 졌다는 인터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력과 외모 그리고 괴성까지 3박자를 겸비한 2012년 여자 단식 결승전은 1월 28일(토) 오후 5시30분(한국시간)에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