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US 오픈 주니어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한국계 그레이스 민(17)의 선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의 지원을 받으면서 챌린저급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그레이스 민은 지난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있었던 2만5천달러급 록힐록스 오픈 챌린저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랭킹 포인트 34점을 획득하였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USTA 팀 동료이자 US 오픈 본선에 와일드카드로 진출하여 본선 2회전까지 올랐던 메디슨 킹 선수를 16강에서 6-4 6-2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선 오렌지보울을 포함한 주니어 대회에서 두번이나 패했던 미국의 유망주 로렌 데이비스를 6-1 6-1로 물리친 것은 그만큼, 그레이스 민이 US 오픈 우승을 통해 경험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US오픈 대회 때 장수정과의 경기에서 같은 한국계라 무척 긴장되어 힘든 시합이었다고 했던 그레이스 민은 경기 출전횟수가 잦아지면서, 점점 더 강한 자신감으로 무장되어 좀더 강한 톱스핀 포핸드와 서브의 플레이스먼트로 보완하고, 상대선수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여 지능적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진출하여, 1회전에서 랭킹 117위이자 시드 2번 선수인 크로아티아의 루시크 미르자나를 6-3 6-2로  이기고, 4강에선 랭킹 141위이자 4번시드인 이태리의 카밀라 지오르지를 6-1 6-3으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하는 뛰어난 체력과 몰라보게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비록 결승에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히 보였지만 세계랭킹 85위이자 1번시드인 노련한 이태리의 로미나 오프란디를 상대로 대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프란드는 랭킹이 말해주듯, 장기인 정교한 드롭샷을 수시로 사용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그레이스 민을 지능적으로 괴롭히며, 2주 연속 챌린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그레이스 민은 경기 후  "예선전부터 쉴 새 없이 달려온 체력에 문제가 없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면서 아쉬워 했다.

그레이스는 2주전 4강, 지난주 준우승의 상승세를 타고, 이번 주에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리는 동급 챌린저대회의 본선에 이름을 올렸는데, 지난주까지 보여준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보여진다.

기대대로 우승까지 차지할 경우, 400위 후반대의 랭킹을 단숨에 200위권대로 진입시켜, 내년 US 오픈때 주니어가 아닌 시니어부문에서 당당히 예선전을 뛰는 자신의 목표에 점점 다가가게 된다.

그레이스 민의 또 하나의 꿈은 랭킹을 끌어올려, 내년 US오픈대회 후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서 열리는 한솔오픈에 참가하는 것인데, 그 소녀의 꿈이 이루어 질 수 있을지 지금부터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그레이스 민은 8개의 프로대회에 출전하여 현재 세계 483위에 랭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