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안젤리크 커버(22위)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GDF수에즈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생에 첫 WTA 타이틀을 따냈다.

커버는 이 대회 9번 시드로 출전해 1라운드부터 루시에 사파로바(체코, 28위) 8강에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2위), 4강에서 야니아 위크마이어(벨기에, 27위)등을 만나 힘겹게 결승에 진출했다.

커버는 이 대회 가장 큰 고비였던 8강 샤라포바의 대결에서 6-4 6-4로 돌려세웠다. 특히 샤라포바와는 지난 호주오픈 32강에서 만나 0대2로 완패했기 때문에 이 경기에서 그 빛을 갚았다고 할 수 있다.

커버는 2003년 프로데뷔 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분전을 했으나 무명의 설움을 이겨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작년 US오픈 4강에 깜작 진출하며 그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사만다 스토서(호주, 5위)에게 1대2로 석패하긴 했으나 작년 US오픈은 커버의 대회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4강에 이름을 올리더니 바로 새해 벽두부터 큰 규모의 수에즈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수에즈오픈은 상금과 포인트가 큰 대회로 2004년 클리스터스 2005년 사피나 2006년 모레스모 2007년 페트로바 2008년 착베타제 2009년 모레스모 2010년 디멘티에바 2011년 크비토바로 이어지면서 걸출한 선수들이 한번씩 정상에 오른 대회였다.

총상금 약 67만달러로 우승자에게 10만달러가 훌쩍 넘는 높은 상금이 걸려있고, 랭킹포인트 470점을 추가로 획득한다. 커버는 이 대회 우승으로 랭킹이 5계단 수직상승하며 22위를 마크해 본인의 역대 최고 랭킹을 갈아치웠다.

데뷔 후 우승까지 오랜 여정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커버는 지금부터 새로운 도약을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통상 여자선수들이 20세 전후를 기점을 좋은 성적을 보이는 것에 반하여 커버는 20대 중반 무렵부터 치고 나왔다.

그 동안 갈고 닦은 경험은 잠재능력을 폭발시키며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힘의 테니스를 구사하고 있는 커버는 러시아의 파블류첸코바와 비슷한 몸매의 선수로 체격이 상당히 좋고 파워있는 스트로크가 일품이다. 왼손을 쓰고 있어 그 또한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커버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마리온 바톨리(프랑스, 7위)는 이 대회 2번 시드로 나와서 1라운드 부전승을 포함해 비교적 쉬운 상대를 만나면서 결승까지 어렵지 않게 올라왔으나 결승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커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로 자국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었던 바톨리는 경기에 패하자 아쉬움에 눈물을 흘려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커버가 2012년 투어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