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로딕(미국,32위)이 2005, 06년에 이어 세 번째 마스터스 시리즈 백투백 우승을 노리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3위)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3월 26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마이애미에서 계속된 소니에릭슨 마스터스 3회전에서 노장 로딕은 자기보다 한 살 위인 '돌아온 황제' 페더러를 한 번의 타이브레이크와 최종 3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7-6(4) 1-6 6-4로 제압하고 16강전에 진출했다.

 

지난주에 미국 선수인 존 이스너(10위)를 꺾고 인디언웰스 마스터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23번째 마스터스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페더러는 상대전적에서 21승 2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던 앤디 로딕에게 일격을 당했다.

 

그러나 일방적인 상대전적과는 달리 각각 81년과 82년의 연년생인 페더러와 로딕은 페더러-나달의 라이벌 구도이전에 각종 그랜드슬램과 마스터스 대회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만나 명승부를 펼쳤던 테니스 라이벌의 원조였다.

 

특히 2009년 윔블던 결승에서는 각각 29세와 28세였던 페더러와 로딕이 수많은 영건들을 제치고 4년만에 다시 한 번 윔블던 트로피를 놓고 명승부를 펼치자 두 노장의 테니스 열정에 많은 팬들이 갈채를 보낸 바 있다.

 

올해 들어 3개 대회 연속 우승하며 23연승을 달리던 페더러의 상승세를 꺾은 선수가 다름아닌 노장 로딕이라는 사실은 두 선수가 영원한 라이벌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주었다.

 

경기 후 로딕은 "편한 곳에서 편한 마음으로 여느 때와 같이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