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1위)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2위)의 경기는 '괴성녀'의 대결로 큰 관심을 받았다.

 

샤라포바가 내는 괴성은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소음과 거의 맞먹고 아자렌카는 샤라포바보다 조용하지만 길고 높게 울부짖는 듯한 소리는 샤라포바에 뒤지지 않는다.

 

이에 몇몇 선수들이 두 선수의 괴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자 여자테니스연맹(WTA)은 괴성을 지르는 선수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아자렌카가 WTA의 방침에 반박하고 나섰다. 

 

아자렌카는 지난주에 끝난 카타르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호주오픈 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괴성을 흉내냈다. 마치 올빼미가 소리를 내는 것과 같았다. 괴성을 내지 않을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아자렌카는 "소리를 내는 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이것은 내 테니스의 일부분이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지금까지 어떤 선수도 나에게 와서 '소리를 지르지 마라'고 한 선수는 없었다. 만약 나의 소리때문에 경기에 졌다면 그 선수의 멘탈이 의심스럽다. 앞으로도 나의 괴성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샤라포바도 호주오픈 때 "선수생활을 하면서 계속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변화를 줄 계획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불만은 대단하다.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 4위)는 "몇몇 선수들이 고의적으로 괴성을 지르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반드시 제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그네스카 라드완스카(폴란드, 6위)는 호주오픈 때 "물론 선수들은 경기를 하면서 소리를 지를 수 있다. 이것이 테니스다"며 "아자렌카의 괴성에는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샤라포바의 괴성은 너무 크다. 나는 테니스를 하면서 너무 크게 소리를 지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WTA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랜드슬램에서 18회 우승을 차지한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도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어 괴성은 반칙이다. 경고나 벌점 등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