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째를 맞이하는 국내 유일의 투어대회인 한솔코리아오픈(총상금 22만달러)이 새로 단장한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9월17일 예선을 시작으로 9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한솔그룹(회장 조동길)과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가 공동주최하고 대한테니스협회(KTA)와 제이에스매니지먼트(JSM)가 주관하는 2011 한솔코리아오픈은 세계 각국에서 선수와 임원을 포함해 모두 11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본선 출전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2010년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와 올해 프랑스오픈 4강에 오른 마리온 바톨리(프랑스) 그리고 도미니카 시불코바(슬로바키아)가 합류해 출전선수 층이 한층 두터워졌다.

 

세 선수의 출전으로 한솔코리아오픈은 역대 최고 수준의 대회가 될 전망이다. 한솔코리아오픈에 출전 신청을 한 선수 중에 톱50 선수가 무려 14명이나 되는 반면 같은 주에 개최되는 중국 광저우대회에는 50위 이내 선수가 단 3명밖에 없다는 것은 한솔코리아오픈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한다. 

 

또 출전신청 선수 중 올해 투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무려 8명으로 전체적인 대회 수준은 역대 최고다. 이러한 현상은 한솔코리아오픈이 더 이상 몇몇 초청된 톱스타에 의존하는 대회가 아닌 실력 있는 다수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회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된다. 

 

올해 본선 컷오프는 지난해 81위 보다 약간 낮아진 102위로 마감됐다. 2008년 우승자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가 광저우로 방향을 틀었지만 올해는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기에 진정 테니스를 즐기는 마니아라면 체감할 수 있는 만족도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슬램 우승 경험이 있는 스키아보네가 톱시드를 받고 자신의 한솔코리아오픈 첫 우승을 노린다. 2010년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스키아보네는 올해도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세계 정상급 선수다. 스키아보네는 2009년 첫 한솔코리아오픈 방문에서는 단식 2회전에서 키릴렌코에게 일격을 당해 초반 탈락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정교한 스트로크와 노련미를 보여준다면 우승 후보 중 첫 손가락에 꼽힐 만 하다.

 

스키아보네

 

2번시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톨리는 8월 29일 자신의 생애 최고 랭킹인 9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올해가 한솔코리아오픈 세 번째 방문인 바톨리는 첫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프랑스 여자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되는 바톨리는 6번의 투어 대회 단식 우승과 3번의 복식을 우승을 차지했다. 양손으로 포핸드와 백핸드를 구사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바톨리가 올해는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번시드가 유력한 시불코바 역시 탄탄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단신의 시불코바는 투어 우승 경력은 없지만 2009년 세계랭킹 12위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다. 올해 윔블던에서 톱시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를 물리치고 8강에 올랐지만 준우승자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에게 패했던 시불코바가 컨디션을 잘 조절한다면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서울에서 달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율리아 괴르게스(독일)는 2년 연속 한국을 찾는다. 괴르게스는 작년 1회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클라라 자코팔로바(체코)를 만나는 바람에 단식에서는 재미를 못 봤지만 폴로나 헤르콕(슬로베니아)과 짝을 이뤄 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올 시즌 최고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괴르게스는 4월 슈투트가르트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6월 6일에는 생애 최고랭킹인 16위에 오르는 등 한솔코리아오픈의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괴르게스는 4월 슈투트가르트와 마드리드에서 세계 1위 워즈니아키에게 연속 승리를 거두는 등 올해 톱10 선수를 상대로 4승을 거둔 바 있다.

 

일본의 넘버원 모리타 아유미와 3년 연속 출전하는 다테 크룸 기미코 역시 주목해야 할 선수들이다. 작년 80위로 예선 1번시드를 받았지만 1회전에서 짐을 싸야 했던 모리타는 일년 만에 랭킹을 절반 가까이 끌어올리며 당당히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1990년생인 모리타는 아직 투어 우승은 없지만 6월 6일에 생애 최고랭킹인 42위를 기록하며 일본테니스를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등장했다. 드물게 양손으로 포핸드와 백핸드를 구사하는 모리타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3회전에 올랐으며 투어 8강에 3번 오르는 등 투어선수로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신예 아란차 러스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할 선수다. 2008년 호주오픈주니어 우승자로 세계 주니어 1위 출신인 러스는 7월 25일 생애 최고랭킹인 75위에 오르며 투어무대에 점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왼손잡이 선수인 러스는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를 물리치고 3회전에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지난해 준우승자인 자코팔로바를 비롯해 스페인의 노장 듀오인 아나벨 메디나 가리게스(2009년 준우승)와 마리아 호세 마르티네스 산체스 등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도 3회 대회 우승자인 엘레니 다닐리두(그리스)와 최근 전성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옐레나 도키치(호주)도 얼마든지 정상에 설 수 있는 실력의 보유자들이다.  

 

 

한솔코리아오픈 본선 1승을 향한 한국선수들의 도전이 8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예선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선수는 모두 5명이다.

 

현재 한국선수 중 가장 랭킹이 높은 김소정(한솔제지)을 비롯해 이진아(양천구청) 한성희(한솔제지) 한나래(삼성증권) 그리고 장수정(양명여고)이 출전의사를 밝혔다.

 

물론 출전신청을 하지 않은 선수들도 9월 16일에 예선 참가신청을 하면 랭킹순으로 예선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의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